2010년 5월 7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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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 2010/04/30 15:07 | 텍스트큐브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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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마땅히 갈 데가 없다...

꼴통들의 반역적 蜃氣樓 (북한 붕괴 이론)

‘북한 붕괴’라는 신기루 쫓던 김영삼, MB도 그 전철을? / 이정무 기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에 대해 한국 정부와 보수 언론이 보여준 태도는 확실히 놀라운 것이었다. 북중간의 오랜 관계를 고려하고, 또 최근 김 위원장의 방중설이 계속 이어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의 방문은 놀라울 것이 전혀 없다. 그런데도 한국 정부와 보수 언론은 중국에 대한 ‘배신감’을 전혀 감추고 있지 않다. 그들은 왜 이렇게 호들갑을 떠는 걸까?

 

‘북한 붕괴’ 추구하는 극우파, 극우파에 포획된 대통령

한국 정부와 보수 언론의 호들갑에는 ‘북한 붕괴’라는 신기루가 놓여 있다. 간단히 말해, 중국과 남한이 북한에 대한 지원을 끊으면 북한은 붕괴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전통적인 한국의 극우 세력과 ‘뉴라이트’라는 이름으로 등장했던 극단적 반북주의자들은 1990년대 중반부터 북한 붕괴 이론을 발전시켜왔다. 이들 중 일부는 전쟁을 통해 북한을 타도해야 한다는 주장도 펼쳤으나 이는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없었다. 전쟁론이 힘을 잃게 되자 이들은 중국과 남한의 지원만 끊는다면 북한이 이내 붕괴할 것이라는 이른바 ‘국제적 접근론’을 펼쳐왔다.

2007년 대선을 통해 한국에서 보수 정권이 탄생하자, 극우파들은 남북 사이의 경제협력을 중단시키는 데 주력했고, 현재 그 목표는 대부분 달성되었다. 이제 남은 것은 중국이었고, 이번 천안함 사태는 이들에게 북-중 사이의 관계를 끊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받아들여진 셈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상하이 엑스포를 계기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굳이 천안함 문제를 꺼내 들고 중국의 협조를 약속받으려 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였다. 이들은 중국이 보여준 원론적인 반응에 대해 ‘중국이 협조하기로 했다’면서 호들갑을 떨었지만 그 이후 사태 전개를 보면 이는 ‘자뻑’ 수준이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놀라운 것은 이명박 대통령의 ‘변심’이다. 이 대통령은 여러 차례 ‘물증’을 강조하면서 확실한 증거가 있어야 주변국들의 협조도 얻을 수 있다는 입장을 취했었다. 그러나 천안함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이 대통령의 태도는 바뀌었다. 이 대통령은 아직 ‘조사 중’이라는 전제를 달면서도 중국에 대해 북한과의 관계를 동결시켜 줄 것을 요구했다. 스스로의 말을 뒤집은 것이다.

 

‘북한 붕괴’라는 신기루 쫓던 김영삼, MB도 그 전철을?

한국에서 이런 현상이 처음은 아니다. 김영삼 정권이 이와 거의 동일한 변화를 겪었기 때문이다. 김영삼 대통령은 5.16 이후 최초의 문민대통령으로 취임사에서 “어떤 동맹도 민족보다 나을 수 없다”고 단정한 바 있었다. 김 대통령은 취임 첫 해에 리인모 선생을 북송하였고, 이듬해인 1994년에는 김일성 주석과의 정상회담에 합의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김일성 주석의 급서와 뒤이어 불어 닥친 조문파동에 휩쓸려 반북캠페인으로 돌아섰고, 결국 임기를 마칠 때까지 의미 있는 남북대화를 전혀 하지 못했다. 국제정세에서도 북미간의 제네바 합의에도 불구하고 한국정부는 전혀 개입력을 갖지 못했으며, 결국 돈만 내고 발언권은 없는 '외톨이'의 신세가 되고 말았다. 최근 이명박 정부가 되레 국제적 고립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과도 비교할 만 하다.

유의할 것은 이 시기에도 ‘북한의 붕괴가 임박했다’는 설이 난무했다는 점이다.

최근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악화설과 화폐개혁 실패설 등 확인되지 않는 북한 관련 정보가 범람하면서 언론의 북한 보도는 그야말로 ‘소설’의 수준에 달하고 있다. 북한이 곧 붕괴할 것이라는 그럴듯한 상상과 여기에 북에 대해 극단적 반감을 가진 극우파들의 공세가 결합되면서 남북관계를 파탄내는 것은 이명박 정권에게나 우리 민족에게나 전혀 이로울 것이 없다.

최근의 발언을 볼 때 이미 이명박 정권은 실패의 길로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정권의 반북캠페인이 당장의 지방선거에서 여당에게 약간의 이익을 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역사가 북한 붕괴론이라는 신기루를 쫓은 대통령을 어떻게 기록하는지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이정무 기자, 민중의소리 기사입력 : 2010-05-06 15:47:07 최종업데이트 : 2010-05-06 15:48:01 http://www.vop.co.kr/2010/05/06/A0000029479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