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공으로 하는 운동은 다 못하고 테레비도 뉴스 외에는 거의 안 보지만, 축구 경기를 보는(운동장에 갈 돈은 없고 테레비로) 것은 좋아한다. 어제 저녁에(11/18일 21시, 현지시간) 빠리에서 열린 내년 6월 남아공월드컵 마지막 티켓을 위한 프랑스 대 아일랜드 간의 2차전 마지막 경기가 있었다. 지단(Z.Zidane)과 대통령까지 경기장에 나와서 시합을 지켜볼 정도로 많은 관심과 기대를 모았던 경기였다. 결과는 양 팀이 1:1로 비겨서, 1차전 아일랜드 경기에서 1:0으로 이겼던 프랑스가 월드컵 본선 진출권을 가까스로 확보했다. 그런데 문제가 많다. 승리를 향한 투지가 하늘을 찌를 정도로 아일랜드 팀의 기동성과 열성은 대단했고, 전반전에 당당히 한 골을 먼저 넣음으로써 두 팀은 이제 제로 상태에서 다시 격돌하는 상황이 됐다. 결국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지만 모두들 승부차기로 결판이 나리라고 예상하던 순간에 마침내 프랑스가 한 골을 넣어서 경기는 1:1로 끝났고, 아일랜드 팀은 억울한 실망의 울음을 삼켜야만 했던 것.
뭐가 문제고 왜 억울하냐면, 프랑스가 얻은 골이 티에리 앙리(Thierry Henry)의 얍삽한 핸드링 반칙에 의한 어시스트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상대편 골라인으로 넘어가는 골을 앙리가 팔로 막고 손으로 조정한 후 발로 어시스트를 했다는 사실을 심판만 모르고 웬만한 관중들이나 테레비 시청자들은 분명히 다 봤다는 것. 다음날 그 반칙은 동영상(아래)과 사진에 의해 거의 분명한 사실로 모두가 인정하는 상황이 됐고, 결국 프랑스는 체육부 장관과 체육 국가비서까지 기자회견을 하며 프랑스 팀의 무능과 수치를 나무랬다고 한다. 반면, 아일랜드는 축구협회와 총리까지 나서서 FIFA에 재경기를 정식으로 요청할 것이라는 소식도 있다. 바야흐로 스포츠가 정치-외교 문제로 비화(飛火)하는 국면이 됐다(기사 4,5).
여기서 내가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누가 이기고 누가 진 사실도 아니고 경기를 다시 하든 말든 별로 지대한 관심도 없지만, 단지 경기 관람 후 테레비 기자와의 간단 인터뷰에서 프랑스 대통령이라는 자가 한 발언이다. 경기는 별로 훌륭하지 못했지만 중요한 것은 프랑스가 월드컵 본선티켓 확보에 성공했다는 것이라고 그는 말했단다. 역시나 사르코지는 우리의 성공시대의 표상인 mb각하와 경쟁적으로 부시의 친구였던 인물답게, 수단이야 어떻든 결과만 좋으면 된다는 천연의 발상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겠다. 스포츠가 청소년의 정신건강에 미치는 지대한 영향이 어떻고하는 윤리적인 문제는 여기서 잠시 접어두고, 나는 다음과 같은 상상을 해본다. 부당하게 획득한 월드컵 티켓을 갖고 부끄럽게 본선에 나가느니보다는 설령 본선행이 좌절되는 한이 있더라도, 아일랜드의 재경기 요청을 FIFA의 강제가 있기 전에 프랑스가 먼저 나서서 받아들이는 모습 말이다. 분명히 심판의 잘못이 있었고 확연한 앙리의 속임수가 눈에 보이는 상황에서, 대충 뭉그적거리면서 문제의 책임을 심판에게 떠넘기거나 앙리의 양심을 거북하게 하느니보다는 월드컵 본선행 좌절 가능성(재경기)을 프랑스가 당당히 수용한다면, 그것이 -'역시 프랑스' 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더 프랑스다운 선택이 아닐까 싶다. 뭐, 반면교사(反面敎師),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자는 얘기.
이하 관련 동영상과 기사 :
1. Liberation Sports 19/11/2009 à 11h28 [관련 동영상 모음: 마라도나-1986 등]
Jeu de main, jeu de coquins // TEXTE+VIDEOSLe geste d'Henry face à l'Irlande, amenant le but de Gallas, n'est pas une première. De nombreux buts ont été inscrits de l'avant-bras. Le plus célèbre reste celui de Maradona en quarts de finale du Mondial 1986, avant celui de Vata (1990) face à l'OM, de Messi ( 2007)...
http://www.liberation.fr/sports/0101603839-jeu-de-main-jeu-de-coquins
2. Thierry Henry: avec la main, avec la tête, avec les pieds
A ECOUTEREn 1978, Marius Trésor chantait «Avec la tête, avec les pieds». 20 ans plus tard, d'une main, Thierry Henry qualifie la France en coupe du monde. Il faut de tout pour gagner au foot.
http://www.liberation.fr/sports/06011442-thierry-henry-avec-la-main-avec-la-tete-avec-les-pieds
3. Après la main de Dieu, la main de la Grenouille?
Dans la presse irlandaise comme sur Internet, Thierry Henry et sa main gauche sont au cœur des discussions, après la qualification arrachée (volée?) des Bleus pour la Coupe du monde 2010.
http://www.liberation.fr/sports/0101603855-apres-la-main-de-dieu-la-main-de-la-grenouille
4. La classe politique refait le match France-Irlande
http://www.liberation.fr/sports/0101603851-bachelot-raymond-il-faut-que-tu-te-mobilises
5. France-Eire: l'affaire tourne à l'incident diplomatique
Soutenant sa fédération nationale, le Premier ministre irlandais demande que le match entre son pays et la France soit rejoué. Fillon lui demande de «ne pas s'immiscer dans les affaires de foot». 357 réactions
http://www.liberation.fr/sports/0101603909-l-eire-demande-a-rejouer-le-match-contre-la-fr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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