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2월 14일 일요일

계급투표, 사실과 오해 사이 (손낙구 vs 조기숙)

대한민국 ‘계급·계층 투표’ 뚜렷 / 경향 손제민 기자

 

내 집을 가진 사람과 아파트가 많은 지역일수록 투표율이 높고, 그렇지 않은 지역일수록 투표율이 낮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또 주택소유자와 아파트가 많은 동네일수록 한나라당에 투표하고, 셋방 사는 사람이 많고 아파트 비율이 낮은 동네일수록 민주당(열린우리당 포함)에 투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돈 없는 서민들이 자신의 계급을 배반하고 한나라당에 표를 준다는 일각의 통념과 달리 유권자들이 철저한 계급·계층 투표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부동산 계급사회>의 저자 손낙구씨는 다음주 출간할 <대한민국 정치사회 지도>(후마니타스)에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1164개 읍·면·동별 주택 소유 실태와 투표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어냈다.

 

책에 따르면 2006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의 투표율 상위 20% 동네에서는 집을 소유한 사람 비율이 67%, 아파트 거주자 비율이 76%인 반면 투표율 하위 20% 동네들은 집을 소유한 사람이 37%, 아파트 거주자가 1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투표율이 높은 지역에서는 한나라당, 낮은 지역에서는 당시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의 득표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투표율 상위 20% 지역에서 각각 한나라당 64%, 민주당·열린우리당 27%, 하위 20% 지역에서는 한나라당 56%, 민주당·열린우리당 33%의 득표율을 보였다. 즉 집 소유, 아파트 거주 비율이 높은 동네에서 투표율이 높았고, 이 동네가 한나라당에 투표한 흐름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2004년 총선으로, 서울을 전체 수도권으로 확대해도 비슷한 흐름이 나왔다. 민주당·열린우리당은 무주택자 비율이 높은 동네에서 득표율은 높았지만, 한나라당에 비해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많이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한편 민주노동당 득표율은 주택 소유와 큰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뚜렷한 지지 기반이 없는 것으로 해석됐다. 학력과 종교도 투표 행태와 일정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 투표율 상위 20% 동네 주민의 대졸 이상 비율은 65%, 투표율 하위 20% 동네는 43%였다. 종교 인구도 투표율 상위 20% 동네의 경우 59%였지만, 하위 20% 동네는 52%였다. 이런 투표 경향은 수도권 1164개 동네를 투표율 순서에 따라 20%씩 다섯 구간으로 나눴을 때 예외없이 단계적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2005년 인구·주택 총조사 통계와 역대 선거 투표 자료 등을 분석한 손씨는 “사람들이 부동산·학력 등에 따라 계층 투표를 해왔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민주당 등 야당은 한나라당을 따라갈 수 없는 뉴타운 같은 정책보다 자기 지지층이 진정으로 원하는 정책을 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경향신문 입력 : 2010-02-07 18:37:01ㅣ수정 : 2010-02-08 00:25:58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002071837015&code=940100
cf.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002071828505&code=940100 [서울 투표율 최상/최하 10곳 도표 포함 기사]

 

         

▲ 대한민국 정치 사회 지도 : 수도권편 (동네가 보인다 선거가 보인다), 손낙구, 후마니타스, 2010-02-10, 100,000원, 1660쪽, http://www.alad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4371089

 

부자들이 계급투표에 충실하다는 사실은 누구나 익히 알고 있지만(가진 것을 지켜야 하기에), 가진 것도 잃을 것도 없는 빈자들도 계급투표를 한다는 사실에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하지를 않는 것이 통념이고 상식이다. 그런데 이런 상식을 뒤집은 연구 결과가 손낙구의 책에서 나왔다고 위의 경향 기사는 알려준다. 빈자들은 잃을 것이 없는 만큼이나 투표로 얻을 것도 별로 없다고 여기기에(아마도) 투표율은 당연히 낮지만, 그래도 투표 경향은 계급투표라는 말인데, 이것은 우리의 일반적 체험과는 다른 사실이다. 1660 쪽에 달하는 엄청난 노력의 산물 앞에 감히 근거없는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도리가 아닌 줄 알지만, 힘든 연구를 통한 결과의 도출에(주장 방식에) 뭔가 문제가 있으리라는 느낌이 들었다, 때로는 합리적인 산술과 통계보다도 눈에 보이지 않는 상식과 통념이 더 많은 진실을 담고 있는 경우도 많다는 믿음 때문에. 이런 의구심을 갖고 '상식과 통념의 옹호'라는 제목만 정해놓고는 글의 진행을 망설이고 있었더니만(능력이 모자라), 마침 조기숙이라는 사람이 상당히 설득력있는 반론의 글을 벌써 올려두고 있다. 아래에는 그의 글 전문을 오마이에서 퍼다둔다.

 

 

손낙구씨의 '계급투표' 주장에 대한 또 다른 시각
한국에서는 계층보다는 의식이 정치 좌우한다
오마이뉴스 10.02.13 21:35 ㅣ최종 업데이트 10.02.13 21:37  조기숙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323729&cmpt_cd=A0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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